죽어가는 짐승
작가 필립 로스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5.10.19.
내평점 3
표지가 다소 선정적이긴 하지만, 매우 얇았고, 눈팅으로 본 독백체가 맘에 들어서 선택한 책인데, 책을 빌리기전에 12페이지를 봤다면(아래에 적어둠) 이 책은 빌리지 않았을거다.
소재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작가의 매력적인 문체와 희극적 천재성이 어쩌구저쩌구하는 건 나와는 상관없는 그 후의 이야기다.
성적으로 매우 프리한 삶을 살고있는 교수 데이비드는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정숙하면서도 매혹적이고 몸매가 뛰어난 대학생 콘수엘라 카스티요를 만난 8년전의 일을 회상하며 대화를 시작한다.
자유로운 쾌락을 끊임없이 추구하던 그는 콘수엘라와 만나며 처음으로 질투라는걸 느끼면서도 (젊은 시절의 자신같은 누군가가 그녀를 채갈까 겁내기도 함)
다른 여자와의 관계에서는 그녀의 흔적까지도 모른척하는 그런 인물.
그러면서도 콘수엘라에게 매료되어 그녀의 몸에서 흐르는 생리혈을 먹는 그 모습은 또 어찌나 크리피하던지.
이성이 바탕이 된 쾌락이 질투와 감정의 올가미로 되돌아오자 그는 결국 그녀와 헤어지지만 늙은 데이비드보다 훨씬 더 빨리 죽어가는 몸으로 그에게 돌아온 콘수엘라의 전화를 받고 그녀에게 달려가겠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 "가면 망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청자의 대사로 소설은 끝이난다.
조금 더 로맨틱하게 자신의 행동을 "사랑"으로 포장했다면 나는 속는 셈 치고 그를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봐줄 수 있었겠지만, 이 남자는 너무 솔직해서 그래줄 생각이 없었다. 애당초 사랑을 인정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결혼의 본질은 숨막히는 것이라고 표현하는것도 그렇고 말이야.
다른 사람들이 찬양하는 젊음과 늙음, 죽음에 대한 이야기같은 부분은 곱씹어 생각해 볼 구절이 있기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답답해서 서둘러 읽고 치워버렸다.
죽어가는 짐승 내용 중 :
12
마크트웨인의 어떤이야기에 이런 대목이 나와.
트웨인이 황소를 피해 달아나다 나무에올라가 숨자 황소가 그를 쳐다보며 '댁은 내 밥이올시다. 선생'하고 생각하지.
음, 내가 수업에서 그런 아이를 보면 그 '선생'이 '아가씨'로 바뀌지.
이제 팔 년이 된 일이야ㅡ나는 이미 예순둘이었고 그아이. 콘수엘라 카스티요는 스물넷이었어.
40
아이는 기가막힐 정도로 매력적이어서 나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다른 어떤 남자도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그 순간, 아이가 내 아내가 될 수 없다고 설명하는 동안 (중략) 나의 무시무시한 질투가 태어났던 거야.
질투. 불확실성. 아이의 몸 위에 올라가 있으면서도 아이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숱하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도 한번도 알지못했던 강박.
콘수엘라와 함께 있을 땐 다른 누구와 있을떄와도 다르게, 자신감이 곧바록 쭉 빨려나가고 말았어.
49
노년을 상상할수있어?
물론 못하겠지. 나는 하지 않았어.
할수없었어. 그게 어떤건지 전혀몰랐어.
잘못된 이미지조차없엇어
ㅡ 아무런 이미지가 없었어.
사실 누구도 다른 것을 원하지 않아.
어쩔수없기전까지는 아무도 이 가운데 어떤 것과도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아.
이 모든게 나중에 어떻게 될까? 여기는 둔간함이 관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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