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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주인>을 읽다.

category 취미기록공간/서평 2018. 5. 1. 15:33





방주인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주인-


작가 레지 드 사 모레이라

출판 예담

발매 2014.03.07.

내평점 3.5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나만의 기준 몇가지 중 제일 중요한 두 가지.

" 가벼운 가 " 그리고 " 펼치는 순간 구미가 돋는 문구를 보았는 가 " 

책방주인은 정말 가볍기도 가벼웠지만, "사실 그는 꽤 우울한 성격이었고 그런 점은 본인도 인정하고 있었다." 라는 이 한 문구 때문에거의 0.5초만에 빌리기로 결정했었다.

근데 이거 막상 집에와서 제대로 읽어보니, 이 책방주인, 캐릭터 자체가 너무 특이하다.
(자기가 읽어본 책만 팔고 + 책읽다가 마음에 들면 그 구절을 찢어 가족에게 보내느라 그 책은 못 팔고 + 밥은 안먹고 손님하나에 허브티하나로 식량을 보충하고 등등) 

에피소드들도 너무 특이해서 (매일 같이 찾아오는 여호와의 증인들이나 러시아문학서적에 기대어 
첨보는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뜬금없음) 커플들이 내 뱉은 커플리커플리커플라는 뭐야) 보는내내 어리둥절 * 어리둥절.

하지만 문장 한구절 한구절은 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던지. (결말은 왜 또 그래!)
암튼 특이하고 특이한 책인듯. 혼자만 읽고 생각하기엔 아까워서 읽어보고 싶다는 남치니에게 냉큼 전달해드림.



책방주인 내용 중 :

    • 13
      사실 그는 꽤 우울한 성격이었고 그런 점은 본인도 인정하고 있었다.

    • 28
      책방 주인은 책을 펴 들때마다 행복했다.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거의 어린아이처럼 기뻤다. 그건 약점이기도 했다.
      책을 읽을 때 책방 주인은 누군가 자신을 돌봐주고 보살펴주는 느낌이 들었다.
      한마디로 그는 책을 읽을 때 사랑받는다고 느꼈다.

    •  46-47
      그는 지겨웠다. 책방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지겨움을 즐기고, 혼잣말을 하며 지겨움을 음미했다.
      (중략)그래도 지겨움은 사라지지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저 "뿌득뿌득뿌득"문소리를 내며
      지겨움이 문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렸다.
       

    • 50
      책방주인은 자신이 어떤 여자라도 더는 사랑하지 못할거란 걸 알았으므로 세 여자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잃어버린 사랑을 정성껏 돌보았다. 
      많이외로웠고 기댈 것이라곤 여자들의 희미한 흔적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했다.

      책방주인은 첫번째 여자에게 자신의 반을 내어주었다.
      두번째 여자에게서는 겨우 자신을 지킬 수 있었지만
       세번째 여자에게 나머지 반을 내어주었다.
      그래서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중략)
       
      책방주인은 빈 껍데기나 마찬가지였다. 

    • 101
      그는 오후 세시라는 시간자체가 자신의 기분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방주인은 오후 세시를 극복해보려고 온갖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유일한 해결책은 그 순간이 지나가기를 가만히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유독 느리게, 혹은 어렵게 지나가는 날들도 있었지만 시간은 확실히 흘러갔다. 
      → 나의 오후 3시도 꽤 .ㅠㅠ

    • 133-136
      책방 주인은 하루에 한번씩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중략)
      슬픔은 우선 책방주인의 발을 적셨다.
      책방주인은 그리 신경쓰지 않고 발로 슬픔을 흩어버렸다.
       
      하지만 슬픔은 점점올라가서 무릎까지 차올랐다.
      그 때쯤 되자 책방주인도 슬픔이 거기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옥죄고 있음을 느껴 위층 방으로 피하러 올라갔다. (중략)
      하지만 그는 슬픔이 결국 자신을 찾아낼 거란걸 알았다. (중략)
      책방주인은 자제심을 잃고 엉엉울기 시작했다. (중략)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슬픔은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물이 빠지듯이 스르륵 빠져나가 결국 처음 나타났을 때 처럼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148 - 149
      안드레이 차르가 손자인 안드레이 황손에게 주는 가르침이었다. 

      편지를 쓰거나
      전언을 남길 때는 말이오, 황손.

      누구에게 보내든 마찬가지인데, 다 쓰고 다시 읽어보고 만족스럽다면 늘 자신에게 물어보시오. 
      그 순간 그 편지를 이름과 주소만 바꿔 다른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지를.
      (중략)
      아무에게나 편지를 쓰지마시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런방식에 익숙해진다면, 그러니까 반드시 쓰지 않아도 될 편지를 쓰지 않게 된다면, 결정을 내릴 때도 똑같이하시오.
      (중략)
      문득 그대가 막 편지를 쓰려고 했거나
      말을 전하려고 했던 이가 또 다른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소.
       
      그때는 그 새로운 이름, 새로운 주소,
      그대가 발견한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지마시오.
      그리고 편지를 보내시오. 말을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