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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작가 서민, 지승호

출판 인물과상사

발매 2014.05.12.




단국대의 유명인사이신 서민교수님. 

글을 재미있게 잘 쓰셔서 간간히 여기저기 쓰신 글을 찾아보기만 했는데 도서관에서 지승호인터뷰집-서민편을 발견하고 냉큼 빌려왔다.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는 서민의 인생이야기와

ㅡ외모컴플렉스 때문에 공부를 하고, 의사가 되어 기생충학을 전공하게 되고, 효도결혼이 실패한 뒤, 늘기 시작한 주량때문에 위암도 걸린 적이 있으나 완치되었고, 지금은 사랑하는 예쁜! 아내를 만나 개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ㅡ 그의 삶과 연계된 주제(의료수가제와 정치성향 등)에 관한 이야기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진지하면서도 유쾌해서 서민교수님 ㅋㅋ 이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잘 몰랐는데, 남치니말이 지승호씨가 인터뷰를 잘 하는 분이라고... 어쩐지..! ))




•70P

서 : 저한테 애를 안 낳는다고 매국노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사회가 좀 웃기는 것이, 미혼모에 대한 생각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거예요 (중략) 미혼모 문제에서 진짜 문제는 남자들이예요. 남자들이 피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미혼모나 낙태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략) 여성의 피임은 정말 어려워요. (중략) 반면 콘돔은 껍질만 쓰면 되는 거니, 얼마나 쉽습니까? (중략) 콘돔을 쓰면 느낌이 안 좋다고 하는 애들이 있는데, (중략) 설사 느낌이 안 좋다고 하더라도 여자들을 위해서 느낌을 요만큼만 양보하면 되잖아요. 


•72P

지 : 아내란 어떤 존재입니까?

서 : 제 인생의 구세주, 들개처럼 길가에서 먹고 자던 저를 구해주었구요. 

위암에서 지켜주었고, 꿈꾸던 삶을 살게 해주었던 사람이죠. 하지만 다혈질이예요 (웃음)

→ 이 고백이 너무 좋다. 콩깍지가 씌여 내 뱉은 고백이 아닌 것 같아서,

(정작 말하는 당사자가 너무 오글오글한 탓에 "하지만 다혈질이예요"를 붙였을 수 도 있지만ㅋㅋ)



•​106P 

서 : 편견이 나중엔 공포로 바뀌면서 내 몸에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데요  (중략) 

지 : 그게 기생충 염려증이라는 거잖아요 (중략)

서 : 기생충을 가지고 살면 알레르기가 안 걸리고, 건강에도 더 좋다고 말씀드려도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 어디까지나 착한 기생충에 국한 되는 이야기겠지만, 알레르기 안 걸린다는 거 좀 솔깃 함. 



•​130P

서 : 루게릭병이라고 있는데요, 그게 빈도가 10만명에 하나 나올까 말까하는 굉장히 드문 질환입니다. 

그런 병에 대해서는 배우면서 백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있는 기생충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거죠 (중략) 드라마에서 불치의 기생충에 걸린 사람을 해주면 좋겠는데요, 불치의 기생충이 없는 게 문제라는 거죠. 기생충에 걸린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해도 약 한알이면 낫기 때문에 드라마에 쓸 수가 없어요. 



•191P

서 : 우리나라의 낙태건수가 제일 많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것에 대해서 남자들은 어이없게도 여성이 문란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중략) 남자들이 콘돔을 잘 안쓰기 때문이고, 낙태의 상당 부분이 기혼 여성인것 아세요? 60~70퍼센트가 기혼여성인데요, 그만큼 남편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중략)

서 : 아무튼 피임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 콘돔이잖습니까? 남자들이 콘돔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중략)

지 : 여러가지 질병이 예방되기도 하고요.

서 : 여자들을 임신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제일 크죠. 

→ 이 부분을 읽고 첫째로 낙태의 상당 부분이 기혼 여성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둘째로 자칫 예민할 수 있는 주제인 낙태/피임에 관해 본인의 주장을 또렷하게 이야기하는 서민교수님의 진지함에 놀랐다. 여성들이 아니면 잘 쓰지 않을법한 "임신의 공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