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어려운 문제를 내는 쪽과, 그 문제를 푸는 쪽, 어느 쪽이 더 어려운가
또한 자신이 생각해서 답을 찾아내는 것과, 남이 제시한 답이 옳은지 그른지 증명하는 것, 어느 쪽이 더 어려운가 ‥‥
용의자 X의 헌신은 자기전에 잠깐 짬이 나서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첫 장을 펼쳤는데 엄청난 긴장감때문에 중간에 끊지도 못하고 결말까지 순식간에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용의자 X로 대변되는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의 크리피한 헌신으로 만들어진 트릭과
그리고 그 트릭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이시가미를 진정으로 가여워하는 천재물리학자 유가와의 이야기가
어찌나 두근두근 쫄깃쫄깃 하던지.
이 책은 너/나/우리 모두에게 강추한다.
추리소설의 내용은 길게 쓰면 스포일러의 위험이 있으니 이시가미의 대사 중 맘에 들었던(본받고자 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올리며 이번 포스팅은 마무리하는 걸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 진짜많은데 다른건 손이 잘 안감..)
어차피 내 티스토리블로그의 독서코너는
'나 책읽어서 뭔갈 남기고 싶기고싶은데 독서기록문은 귀찮음 +
독서 할 때마다 사고를 성장/유연/전환 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찾아보자' 라는
욕망/자기만족을 위한 코너니까 뭐든 내맘대로 아무렴어때
용의자X의헌신 :
159~160p
수학을 왜 공부해야되냐고 묻는 모리오카(학생)에게 그의 관심사를 예를 들어 본인의 교수철학을 이야기하는 이시가미.
이시가미: 레이서들은 일정속도로 달리는게 아니야.
지형이나 풍향에 따라 속도를 바꿔야 하고, 전략적으로도 끊임없이 속도를 바꿔. (생략)
모리오카 : 그건 알겠는데, 그게 수학과 무슨 관계예요?
이시가미 : 그 가속하는 정도가 바로 그 시점에서 속도의 미분이야.
나아가 주행거리란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속도를 적분한 것이고.
레이스에서는 당연히 모든 오토바이가 똑같은 거리를 달리므로 이기기위해서는 속도의 미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돼.
어째, 이래도 미적분이 아무소용이 없어?
(중략)
모리오카 : 그렇지만 레이서는 그런생각 안할 텐데요.
미분이니 적분이니. 경험과 감으로 승리하는 건데.
(중략)
이시가미 : 그렇지만 레이서를 뒷받침하는 스태프는 그렇지 않아. (중략)
면밀하게 시뮬레이션을 거듭해서 전략을 세워. 그 때 미적분법을 사용하지.
본인들은 그걸 잘 모를수도있지만 그것을 응용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사용되고 있는 건 사실이야
모리오카 : 그럼 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인간만 수학을 공부하면 될텐데.
(중략)
이시가미 : 모리오카가 아니더라도 여기있는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될지 몰라.
그 누군가를 위해 수학이라는 수업이 있어.
말해두겠는데 내가 자네들에게 가르치는것은 수학이라는 세계의 입구에 지나지않아.
그 입구가 어디있는지 모른다면 안으로 들어갈수없어.
물론 싫은 사람은 안들어가도돼.
내가 시험을 치르는 것은 입구가 어디있는지 알고있는 가를 확인하는 절차야.
→ 난 자기직업의식을 이렇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넘 멋있는 거 같음.
내가 선생님이었다면 꼭 외워두었을 법한 교수철학인 듯.
누군가 왜 행정직을 해요? 라고 물어보면 나는 어떻게 설명할까?
이 직업이 내가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직업은 아니지만 이왕 밥벌이로 삼기로 결정했으니.
나~~중에 한번 생각해봐야지.
그런 심오한 고민은 미래에 나에게 미뤄두는 게 제맛이니까.
세무법인에서 일하는 모든 행정직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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